최근 중국의 포털 사이트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부인으로 소개되고 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다. 박근혜 의원이 2002년 개인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과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이 부부 사진으로 소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소를 자아내는 이 해프닝을 보도한 국내 한 언론사의 기사는 “김 위원장 부인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중국 온라인 매체나 네티즌들은 김 위원장과 나란히 사진을 찍은 박 전 대표를 제대로 확인과정도 거치지 않고, ‘김정일의 부인’이라고 소개하며 유포한 것으로 보인다” 고 분석했다. 기사는 이어서 “현재 이 같은 황당한 사진에는 각양각색의 황당한 설명도 붙었다. ‘김정일의 4번째 부인’이라는 설명이 가장 많지만 ‘김정일의 절세미녀 4번째 부인’ ‘김정일의 2번째 부인’ ‘좀 오래된 사진이지만 김정일의 부인’ 등과 같은 설명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박근혜 의원이나 그를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지만 웃고 넘어갈 밖에 별 도리가 없다. 그런데 단순히 개인의 신상에 관한 엉터리 정보가 아니라 사회 분위기와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사안이, 위에서 인용한 기사가 지적한 것처럼, ‘제대로 확인과정도 거치지 않고’ 보도된다면 어떨까?

지난 8월 10일 중앙일보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김관진 국방장관을 암살하려는 특수임무조가 국내에 잠입해 활동을 시작했다는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북한 암살조가 암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과 미국의 군·정보 당국이 파악하고 암살조 색출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북한 당국의 지시에 따라 김 장관 암살조가 움직이고 있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호전적인 태도와 경색된 남북관계를 생각할 때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한국의 국방장관을 암살한다는 것이 곧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정말 현실성이 있는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 신뢰할만한 건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이 보도를 필두로 중앙일보를 포함해 여러 언론에서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김관진 국방장관의 강경하고 단호한 입장, 예비군 부대가 김정일, 김정은 부자 표적지를 사용한 것이 암살조 파견의 배경으로 제시됐고 급기야 북한 내부 기관 사이의 충성 경쟁까지 거론됐다. 어느새 북한 암살조의 암약이 기정사실이 되어 버린 것이다.  


Posted by orangu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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