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9월 29일 (목) 오후 7시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강지원 변호사 

반복되는 성범죄 솜방망이 처벌 논란, 문제는? - 강지원 변호사
      

▶정관용> 술에 취한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20대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1심에서는 징역 6년에 정보공개 10년을 선고받았었는데, 어제 항소심에서는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정보공개 5년, 이렇게 집행유예로 피고인들을 석방을 했네요. 자, 이 판결 어떻게 봐야 하느냐,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들을 맡았던 강지원 변호사, 오늘 전화에 모십니다. 안녕하세요?

▷강지원>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그런데 1심에서 징역 6년 받았는데, 2심에서 3년에 집행유예 4년, 이래도 되긴 돼요?

▷강지원> 그거야 뭐 판사들 마음대로지요.

▶정관용> 아, 그게 뭐 징역 몇 년 이상이면 몇 년 이하는 안 된다, 이런 게 없군요?

▷강지원> 예, 그렇지요.

▶정관용> 강 변호사님은 이 2심 판결 보고 제일 먼저 어떤 생각 드셨어요?

▷강지원> 이것은 도대체가 이 가해자 남자 4명, 20대 남자 4명 봐주기 위해서 아주 안달을 한 판결같이 보입니다. 이게 우선 한 사람이 한 사람을 강간했다고 해도 이건 아주 끔찍하게 생각하는 건데요, 4명의 남자들이 한 명의 여자아이를 그렇게 했다고 하는 사실.

▶정관용> 집단이라고 하는 점.

▷강지원> 예, 그리고 여자아이가 굉장히 나이가 어린 아이 아닙니까?

▶정관용> 여중생이지요.

▷강지원> 예, 이런 사건에 대해서 이렇게 석방을 해준다고 한다면 이게 도대체 외국 사람들에게 보기에도 창피하기 짝이 없는 일이거든요. 특히 이 성폭력 사건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선진국에서는 굉장히 엄격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평생을 살게 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우리나라 판사들은 왜 이런지 모르겠습니다.

▶정관용> 지금 항소심 재판부는 뭐라고 하면서 이런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어요?

▷강지원> 글쎄요, 지금 보도된 내용 가지고서는 제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는데요, 예를 들어서 이 여자아이가 12살이랍니다. 그러면 12살 아이에 대해서는요, 소위 말하는 폭행이라든가 협박이라든가 또 항거가 힘든 어떤 강압적인 행동을 했느냐, 안 했느냐 관계없이, 아무런 관계없이, 무조건 성관계만 했다고 하면 무조건 강간죄로 처벌되는 겁니다. 

▶정관용> 그런데요? 

▷강지원> 그런데 이 아이가 12살이라는데, 가해자들이 보기에는 이 아이가 몸체가 커서 12살짜리로 안 보였다, 13살이 넘은 아이로 보였다. 이렇게 받아들인 것 같고요. 또 설사 13살이 넘었다고 할 경우에도 처벌규정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아주 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경우가 있고, 가볍게 처벌할 수 있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13살이 넘은 아이들인데 이 아이들에 대해서는 정말 뭐 칼로 위협하거나 때리거나 이렇게 해서 아주 강도 높은 협박을 하거나 해서 항거를 불능하게 한 경우에는 강하게 처벌되지만 그보다 약한 수준의 힘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속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을 위계위력이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법률가들은. 그런 경우에 형이 좀 낮습니다. 그래서 어떤 적용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간에 유죄는 유죄다, 죄는 죄다, 라고 판결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집행유예를 선고했겠지요.

▶정관용> 그렇지요.

▷강지원> 그러나 왜 이러한 끔찍한 사건에 대해서 이렇게 완화해서 법을 적용했는지 그게 저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거지요.

▶정관용> 보도된 내용으로 보면 항소심 재판부는 항거 불능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술에 만취한 뒤 6시간 정도 경과했다. 또 가해 남성의 오토바이 뒷좌석에 앉아서 여관으로 오게 됐다, 이런 점 등을 볼 때 이른바 항거 불능 상태가 아니었다, 이렇게 본 것 같아요.

▷강지원> 그렇게 본 것 같아요.

▶정관용> 어떻게 보세요?

▷강지원> 그런데 이 항거 불능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 형법에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폭행, 또는 협박으로 강간한 때. 이렇게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게 정도가 많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쿡쿡 건드리는 경우도 있고요, 아니면 이제 정말 무서운, 이렇게 흉기를 든다든가 집단으로 몰매를 때린다든가 그러니까 여러 가지 유형의 또 정도의 차이가 있는 폭력과 협박이 있습니다. 그런데 종전부터 우리나라의 대법원 판례가 말이지요, 이 강간죄를 인정하는데 굉장히 인색했습니다.

▶정관용> 그랬어요?

▷강지원> 그래서 말하자면 죽기 일보 직전까지 두들겨 패거나 말이지요, 꼼짝 못하게 하고 그리고 성관계를 해야 강간죄로 인정해주는 거예요. 그런데 당하는 여성의 입장에서 보자고요. 여성들은 조금만 위협적이라고 하더라도 정말 주변 사람들이 들을까 무서워서도 그럴 수 있고, 아니면 자기가 반항을 하면 더 큰 피해를 입을지 모르니까, 심지어 죽일지 모른단 말이지요. 이런 공포심 때문에 반항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걸 보고서 항거 불능의 정도가 안 된다, 이렇게 판단을 한다면 안 된다. 그래서 이 대법원 판결은 아주 그동안에 이 성폭력 피해자들을 돕는 여러분들에 의해서 굉장히 비판받아온 것입니다.

▶정관용> 그런데 이번 항소심은 그런 대법원 판결의 정신을 그냥 이어받았다?

▷강지원> 예, 그대로, 그대로 그냥 베꼈는데,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최근에는 대법원 판결도 아주 완화가 됐어요. 아주 가벼운, 가볍다기보다도 그렇게 심하지 아니한 폭력을 사용한 경우에도 강간죄로 다 인정을 해주고 있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이런 판결이 있을 수가 있습니까?

▶정관용> 또 하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와 합의가 되었다. 이것도 집행유예 판결의 하나의 근거로 삼았거든요. 이건 무슨 이야기입니까?

▷강지원> 그런데 그 합의라고 했다면, 합의를 안 한 것보다는 정상을 참작할 소지가 있지요. 그런데 제가 주목하는 것은요, 이 피해자가 12살입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강지원> 12살짜리하고 무슨 합의를 했다는 겁니까? 다시 말하면 보나마나 이건 뭐 제가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정관용> 그 부모한테?

▷강지원> 피해자의 부모, 보호자와 합의를 했을 거거든요. 그런데 원래 이 손해배상으로 합의금을 준다는 의미는 뭡니까? 돈으로 위로해준다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나이 먹은 사람은 돈을 좀 받았다고 해서 위로가 될 수 있겠지요. 그러나 12살짜리가 무슨 돈에 관해서 관련이 있습니까?

그래서 어린아이들이 피해자인 경우에는 그 합의의 내용에 관해서 정말 돈으로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지를 파악해봐야 합니다. 이 경우는 아닙니다. 이것은 아무리 그 부모가 돈을 좀 받았다고 해도 이것은 합의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앞에서도 말씀하셨지만 옛날에도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 때에도 똑같은 경우가 있었어요.

▶정관용> 그랬어요?

▷강지원> 예, 그때도 뭐.

▶정관용> 그때도 합의가 이루어졌나요?

▷강지원> 합의가 있었는데, 아버지라는 사람이 돈을 받아서 다 써버렸거든요. 그 아버지는, 피해자 아버지는 이제 이미 고인이 됐어요, 그 후에. 몇 년 후에 고인이 되셨는데, 그분은 알코올중독자였습니다. 그리고서는 그것을 합의의 효력을 인정을 해준다면, 결국은 가해자들을 봐주기 위한 방편밖에 더 되겠습니까?

▶정관용> 그때에도 그 합의 때문에 판결이?

▷강지원> 관대했었지요. 그래서 특히 여자아이들, 특히 나이 어린 사람, 피해자들에 대해서 합의 운운해가지고 이 관대한 처벌을 해온 이 법원의 오래된 관행들, 이거 뜯어고쳐야 됩니다. 판사들이 생각 바꿔야 됩니다.

▶정관용> 그리고 이런 부분은 지금 친고죄로 되어 있지요, 현재?

▷강지원> 예.

▶정관용> 그런데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하는 것은 고소를 취하했다고 보는 겁니까, 아닌 겁니까?

▷강지원> 친고죄의 경우에는 합의가 되면 고소가 취소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고소를 취소한다 하더라도 처벌받는 조항입니다, 이 처벌 규정은. 고소가 취소되어도 처벌이 되거든요. 그래서 그 다음에 그것하고 관련 없이 이 강간사건 같은 경우에는 친고죄로 하지 말자, 그러니까 피해자가 고소를 하지 않더라도 처벌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이 그동안에 많이 있어왔습니다.

▶정관용> 그건 조금 있다가 여쭤보고요. 그러니까 이 경우는 강간이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피해자의 연령이 어리기 때문입니까? 친고죄이긴 하지만 합의를 통해서 고소가 취하되었다 하더라도 처벌받는다, 이것은 나이가 어리기 때문인가요? 

▷강지원>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렇군요. 그리고 방금 이제 말씀하신 그 대목인데, 친고죄를 없애자. 최근에 영화 도가니 혹시 보셨어요?

▷강지원> 예.

▶정관용> 아, 영화 보셨군요. 그 가운데 한 피의자의 경우 고소가 취하되었다는 것 때문에 판결을 내리지 않은 그런 사안이 있더라고요.

▷강지원> 기각을 하는 거지요.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런 것 때문에 심지어는 여당 대표, 홍준표 대표마저도 이 성폭력 범죄, 이것 친고죄를 없애자, 이런 이야기를 지금 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강지원> 그 이야기는 한두 번 했던 것이 아닙니다. 거의 끔찍한 사건 발생할 때마다 친고죄 없애자고 저도 수차례 주장을, 수도 없이 주장을 해왔고요, 그건 왜 그러냐 하면은요, 강간죄하고 이 형량이 거의 비슷한 죄가 우리나라에 또 있습니다. 그게 강도죄입니다. 그런데 강도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해가지고 물건을 빼앗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강간죄는 뭐냐. 성적 인격을 빼앗는 겁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강지원> 그런데 강도죄는 친고죄가 아닙니다. 고소가 아니라 하더라도 다 잡아가요, 경찰에서. 그런데 강간죄의 경우에는 더 끔찍하면 끔찍하지 이게 어디 더 가벼운 죄입니까?

▶정관용> 그렇군요.

▷강지원> 따라서 강간죄를 저질렀다고 한다면 피해자가 원하던 않던 무조건 잡아가서 처벌해주세요, 이게 친고죄 폐지하자는 이야기지요.

▶정관용> 그런데 아직도 안 되고 있지요. 한 가지 더 여쭤볼 게, 이번에 검찰이 1심에서는 특수 준강간으로 기소를 했는데, 항소심에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고 그래요. 이건 왜 그랬을까요?

▷강지원> 그러니까 검찰에서 완화한 조항을 적용한 것 같아요.

▶정관용> 그러니까 검찰이 왜 그랬을까요?

▷강지원> 글쎄요, 그건 저도 알아봐야 되겠는데, 검찰이 아마 공소유지에서 자신이 없거나 아마 이래서 바꾼 것 같은데요. 저는 도대체 그런 판사들의, 검사들의 태도에 대해서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 아이가 12살 미만이라고 한다면, 무조건 처벌될 조항이기 때문에 그냥 12살로 가면 됩니다. 그런데 제가 개탄을 금치 못하는 것은, 이 아이가 몸체가 커서 13살 미만인 줄은 몰랐다는 거거든요. 그러면 가해자들이 몰랐다고 그러면 없는 겁니까?

▶정관용> 그러게 말이지요.

▷강지원> 그러니까 이건 정말이지 검사나 판사들의 판단에 달려있는 것인데, 판단을 좀더 정의롭게 한다고 한다면 바로 해야지요.

▶정관용> 그래요. 이번에 영화 도가니를 통해서 뭐 장애아에 대한 성폭력뿐 아니라 일반적인 성폭력 전반에 대한 처벌 수위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이냐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촉발되고 있는데, 이번에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은 바로 거기에 불에 기름을 끼얹듯이 점점 논의가 확산되고 있거든요. 강 변호사님 말씀하신 대로 그런 법률 개정 필요한 대목들, 또 재판부나 검찰의 태도 변화, 앞으로 관심 갖고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예,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강지원> 예,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오.

▶정관용> 강지원 변호사였습니다. 물론 뭐 세세한 상황, 우리가 여기에서 그 현장을 다 들여다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혹시 놓치고 있는 대목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놓치고 있는 대목이 좀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그런 판결. 여기에 대한 공분은 우리 모두 아마 함께 느낄 것 같네요. 예, 잠시 뉴스 듣고 35분에 다시 옵니다.

Posted by orangu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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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처구니 없는 판결 2011.10.05 0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13세 미만의 여자(아이)는 간음만으로(성행위 자체만으로) 형법상 강간에 준하는 중대범죄다.
    그런데 피해자의 몸집이 좀 크다는 이유만으로 13세 미만인지 몰랐다는 가해자의 주장을 인정한 법원의 판결은 참 어이가 없다.

    성장이 조금 빠른 여자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좀 더 긴장하라는 법원의 경고 내지 권고인가?
    법원이 할 짓이 그렇게 없나?
    요즘처럼 아이들의 성장발육이 빠른 시대에 몸집만으로 가해자들의 주장에 일리 있다고 판단한 법원의 판단에 어이 상실이다.

    설령 12세인지 몰랐다는 가해자들의 주장을 인정한다 쳐도 한 놈도 아닌 여러 놈이 덤비는 상황이 정상적 성행위 상황인가?과연 피해자가 이를 용인했겠는가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그것은 항거불능의 상황이라고 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적어도 준강간은 인정했어야 한다.

    더불어 어린아이에 대한 성폭력에 있어 어른들의 합의를 이유로 양형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이런 황당한 판결은 없어져야 한다.
    가해자들의 행위는 민사상 불법행위이니 간이한 절차를 마련해 충분히 배상하도록 해야 하고
    배상합의를 이유로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입히는 이런 판결은 사라져야 한다.

    그렇다고 설마 아직 12세 아이에게 왜 그렇게 행동했냐고 탔하고 혹은 그 부모가 왜 그렇게 키웠냐고 훈계라도 할 건가???
    13세 미만 아이에 대한 간음을 무조건 처벌하는 법의 취지가 뭔데???
    영혼이 없는 비겁한 판결은 집어 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