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1년 11월 4일 (금) 오후 7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 교육정책현장지원단 김성천


[집중인터뷰] "나는 실패한 교사다!"
      
▶정관용> 시사자키 3부 시작합니다. 오늘 3부, 선생님 한 분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선생님 되신 지 14년 된 중견 교육자라고 해야 되겠지요. 그런데 스스로 나는 실패한 교사다, 이렇게 고백을 하고요, 또 여러 가지 교육운동에도 또 몸담아 오셨던 분이고, 지금 현재는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 교육정책현장지원단에서 근무 중이신 선생님이고요. 최근에 <혁신학교란 무엇인가>, 이런 책을 펴내셨어요. 오늘 함께 모시고 왜 자신을 실패한 교사라고 하는지, 혁신학교는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성천> 예,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김성천 선생님. 14년 전에 처음 선생님이 되셨어요?

▷김성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어디 어느 학교에?

▷김성천> 제가 임용고시를 한번 떨어져가지고요, 그래서 이제 춘천의 봉의고등학교라는 데에서 좀 있었고, 그리고 이제 경기도에 와서 광명의 학교에서 근무를 했었습니다.

▶정관용> 계속 고등학교?

▷김성천> 예, 주로 인문계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근무했습니다.

▶정관용> 어느 과목 담당하셨어요?

▷김성천> 사회과입니다. 일반 사회니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이런 과목을 가르쳤습니다.

▶정관용> 주로 경기도 지역에 고등학교들. 몇 개 학교를 지금? 

▷김성천> 제가 4개 학교 정도 다녔습니다. 3개 학교 정도지요, 정확히 근무한 학교들은.

▶정관용> 3개 학교.

▷김성천> 예.

▶정관용> 그런데 왜 나는 실패한 교사다, 라고 고백하시나요?

▷김성천> 예, 현재도 실패하고 있다고 생각은 안 하는데요, 다만 이제 제가 임용고사에 합격을 하고 나서 현장에 나갔지만 실제로 좀 학급 운영이라든지 생활지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경험을 했었고요. 수업 역시도 좀 많은 실패를 했었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까 제가 사범대를 가서 교사가 되겠다, 라는 생각은 했지만 어떤 교사가 되어야 되는지에 대한 꿈을 못 그렸던 것 같고요,
그리고 또 정말 현장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려고 하면 많은 것들이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제가 준비된 것 없이 현장에 나갔던, 그런 어떤 저의 모습을 보면서 좀 실패했다고 생각을 했어요.

▶정관용> 젊은 초임교사가 다 준비되기 어렵지요.

▷김성천> 예.

▶정관용> 그런데 특히 뭐 학급 운영, 생활지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어떤 일들이 있었습니까?

▷김성천> 대부분의 신규 교사들이 많은 그런 어려움들을 경험하는데, 아이들을 많이 사랑을 하면 잘 따라올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사랑을 줬지만 실제로 학급이 잘 움직여지지 않거나 아이들이 오히려 선생님의 권위에 도전하는 경향들이 많이 있지요. 그런 문제들을 경험하게 되면 그 다음에 아, 이제 또 아이들을 무섭게 대해야지, 이런 생각을 가지고 무섭게 대하거든요. 그러는 가운데 또 아이들이 어느 순간 그 선생님을 두려워하거나 저를 피하는 이런 모습들이 반복됩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김 선생님도 처음에는 사랑하다가 그 다음에는 몽둥이를 드셨군요?

▷김성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랬더니요?

▷김성천> 그런 과정 속에서 어떤 온유함과 또 엄격함이라고 하는 그 두 가지의 길들을 찾아가는 것들이 사실은 좀 쉽지 않았고요, 그리고 또 수업이라든지 학급 운영을 통해서 제가 뭐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그런 교사가 아니었고, 또 학교에서도 나름 기여를 했다, 라고 생각을 하지만, 돌이켜봤을 때 정말 저를 통해서 아이들의 삶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고, 저를 통해서 제가 가르쳤던 교과를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했을까 생각을 해보면 제가 가르친 것 때문에 정말 아이들이 사회과를 사랑했었고, 그런 어떤 민주시민으로서의 삶을 살았는가, 라는 질문을 놓고 보면은 사실은 좀 부끄러운 면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그냥 지식만 넣어줬다?

▷김성천> 그런 면들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정관용> 그래서 그 초창기 제자들, 요즘도 만나십니까?

▷김성천> 지금도 이제 연락 오는 친구들이 있고요. 그때 이제 물론 아이들이 저를 연락을 하고, 지금도 만나고는 있지만 제 스스로 돌이켜봤을 때.

▶정관용> 부족하다?

▷김성천> 참 부끄러운 부분들이 많았고, 또 여전히 아이들에게 제가 왜 그 정도밖에 교육을 못했을까, 라는 아쉬움과 부끄러움과 미안함, 이런 마음들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제가 자료를 좀 보니까, 학교 초창기 시절에는 좀 안타까운 일들도 당하셨다고요?

▷김성천> 예, 제 제자의 죽음들을 본 거지요. 한 제자는 수능시험을 보고 났는데, 시험을 좀 못 봐서, 여학생이었는데, 이제 오빠는 공부를 되게 잘했나 봐요, 그래서 이제 집안에서 좀, 그 친구는 지방에 가야 되는 상황이 와 버리면서 스트레스를 좀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13층에서 뛰어내렸지요. 그런데 그 아이는 사실 놀이기구도 못 타는 그런 가녀린 소녀였는데, 그 친구의 그 죽음을 보면서 제가 좀 많은 고민들을 했습니다.

저 역시도 인문계 고등학교 교사로서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 것은 어차피 대한민국 사회 학벌사회니까 학력사회니까 한 급간이라도 높은 대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하나의 문제라도 더 풀게 해주는 게 교사로서 최선을 다한 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그런 구조 속에서 아이들의 죽음을 봤던 거고요. 또 하나의 제자는 보충수업 늦었다고 방학 때 막 뛰어오다가 도로를 건너다가 버스에 치어서 즉사를 한 그런 사례들을 봤거든요.

▶정관용> 아이고.

▷김성천> 그런 부분들이, 실제로 우리나라 10대 아이들이 한 150명에서 많게는 300명 정도가 자살을 합니다. 이런 어떤 죽음의 모습들을 보면서 참 교사로서의 어떤 무기력을 좀 봤고요. 그러면서 사실은 좀 아, 교실 안에서 제가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아이들의 죽음을 막아내는, 어찌 보면 교실을 넘어서 학교를 좀 바꾸고, 사회를 바꾸는 그런, 사회를 바꾸는 사회과 교사가 되어 봐야 되겠다, 그런 마음들을 좀 갖고, 좀 어찌 보면 시민운동, 교육시민운동에 좀 관심을 기울였던 겁니다.

▶정관용> 그래서인지 지금 교단에 서신 지 14년이지만 학교 밖에서 지낸 시간이 5년이다?

▷김성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뭘 하셨는데요?

▷김성천> 우선은 제가 ‘좋은 교사운동’이라는 단체에서 활동을 했었습니다.

▶정관용> 그건 교사 분들의 모임이지요?

▷김성천> 예, 기독 교사들이 모여 있는 단체이기는 한데요.

▶정관용> 맞아요.

▷김성천> 한 3,600명 정도가 됩니다. 그래서 제가 가졌던 비전 중의 하나는 대한민국에 한 1만1천개의 학교가 있습니다. 그 학교에 정말 깨어있는 교사 한 명이 있어서, 영향력 있는 교사지요, 그 선생님 하나가 정말 수업을 제대로 해서 동료교사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또 학교의 어떤 문화 자체가 상당히 경직되어 있거든요. 이런 문화들을 정말 제대로 바꾸는, 그런 어떤 좋은 교육, 참교육, 이런 것들을 실현해내는 교사 한 명을 꿈꿨고요. 그런 선생님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조직이 있어야 되는 거고, 그들을 위한 어떤 연수도 있어야 되고, 그들을 위한 어떤 교육프로그램이나 자극을 줄 수 있는 어떤 뭔가를 만들어내야 됩니다. 그래서 제가 이제 잡지도 좀, ‘좋은 교사’라는 잡지가 있어요.

▶정관용> 월간지로 내지요?

▷김성천> 예, 그 잡지를 좀 한 3년 가까이 만들었고요.

▶정관용> 저도 인터뷰 한 번 한 적 있어요.

▷김성천> 예, 그러셨지요. 그리고 이제 예비교사들이 있습니다, 저처럼 실패한 교사가 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정관용> 그런데 교사 신분으로 그 ‘좋은 교사운동’이라는 단체의 상근직으로 가서?

▷김성천> 예, 그렇습니다. 상근 개념이 된 거지요. 그래서 상근자로 활동을 하면서 교대나 사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비교사 아카데미라는 걸 만들어서 그들을 위한 활동들을 좀 했었고요. 또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이라고 해서 미디어운동.

▶정관용> 그렇지요.

▷김성천>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게 미디어인데, 그 미디어를 제대로 교육시켜야 되겠다, 그런 어떤 선생님들을 위한 수업자료도 만들고, 강의도 나가고, 또 여러 가지 미디어와 관련된 제도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런 제도를 바꾸기 위한 노력들도 했었고, 연수 프로그램들도 만들고, 또 정책운동들도 함께 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실 학교에 교장 임용제도 같은 것에 문제가 많이 있거든요. 학교가 왜 안 바뀌는가, 라고 했을 때 사실 학교의 핵심은 교장선생님이시거든요. 그런데 그러한 교장선생님들이 되는 방식에 있어서 좀 문제가 많았다, 좀 더 공모제 개념 이런 운동들도 좀 했었습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면 교육시민운동가, 이렇게 말해도 되겠네요?

▷김성천> 저는 세 가지를 지향하고 있는데요, 교사의 삶과 시민으로서의 삶과 연구자의 삶. 이 세 가지의 삶이 저는 뭐 따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을 안 합니다. 시민운동을 했던 것이 교사의 삶에도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보고요, 또 가르치는 데에 있어서 연구를 한 게 또 결합이 되고, 연구를 한 게 또 교육운동으로도 가기 때문에 이 세 가지를 지향하는 삶을 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현재는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 교육정책현장지원단에 계십니다.

▷김성천> 예.

▶정관용> 그러면 소속은 경기도교육청?

▷김성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이게 뭐하는 곳입니까?

▷김성천> 그러니까 이제 교과부의 경우를 보면 하나의 정책이 나와서 그것들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교육개발원이라든지 교육과정평가원이라는 연구기관이 서포팅을 해줍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김성천> 그런데 사실 교육청의 경우에는 그러한 연구기능이 취약합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이제 교과부가 해주는 지침이나 이런 걸 그냥 그대로 시행했기 때문에 연구기능이 별로 필요 없었지요, 사실은. 하지만 이제 교육감님들이 이제는 명실상부한 진보 교육감님이라든지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했을 때, 그런 어떤 공약들이 나오지 않습니까? 이런 공약들을 이행하려면 당연히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런 연구들을 이제 하는 기능을 이제 하고 있는 거지요.

▶정관용> 연구기관?

▷김성천> 예.

▶정관용> 그런데 특히 교육정보연구원에서도 교육정책현장지원단에 계세요?

▷김성천> 예, 저희가 이제 박사 선생님들이 한 6명 정도가 있습니다. 박사급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해서 이 연구기능이라는, 교육연구라는 건 외부의 박사라고 해서 진행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현장을 좀 이해하고 있는.

▶정관용> 그럼요, 한국 현실을 알아야지요.

▷김성천> 그러다보니까 저희 같은 이제 현장에 있으면서도, 저도 이제 박사 학위가 있거든요. 교육학 박사를 가지고 있는 선생님들 중심으로 해서 그런 정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정책연구를 하고 그것이 학교 현장에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옆에서 구체적인 프로세스나 이것까지도 다 지원해주신다?

▷김성천>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학생인권조례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인권조례가 시행이 되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김성천> 그러면 이제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양적 조사와 질적 조사를 함께 해서 그런 보고서들을 좀 만들어서 정책 관계자들과 협의도 하고 상황을 좀 진단하고 대안들을 제시하는 이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맞아요. 제가 항상 좀 답답하게 느꼈던 것이 그런 건데요, 언론보도를 보면 뭐 학생인권조례, 체벌 금지 등등 여러 가지가 나오는데, 그건 정책적으로 논의되는 사안이기도 하지만, 사실 학교 현장에서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나갈 것이냐는 또 다른 문제이거든요.

▷김성천> 그렇습니다.

▶정관용> 학교 현장의 교사와 학생들, 또 학생들이 민주적으로 같이 논의하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것과 함께 해야 되는 거지, 그런 것 없이 그냥 당장 체벌 금지다, 그러니까 학생들이 마구 대든다더라, 그건 그냥 일면만 보는 거지요, 사실.

▷김성천> 그렇지요. 그러니까 책상 안에 앉아서 정책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보고요.

▶정관용> 그렇지요. 

▷김성천> 저희 연구라는 것은 발로 뛰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현장에 나가서 선생님들도 좀 만나보고 또 데이터도 좀 수집해보고. 그런 면을 좀 저희가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최근에 <혁신학교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내셨어요. 여기에서 말하는 혁신학교가 어떤 겁니까?

▷김성천> 혁신학교라고 하는 것은 이제 김상곤 교육감께서 내세운 공약이었고요, 처음에는. 이 공약이 이제는 서울과 강원도라든지 광주, 전라북도 이런 데로 확산이 되고 있습니다. 혁신학교는 이제 특목고하고는 좀 다릅니다. 특목고라고 하면 선발권을 가지고 있지요.

▶정관용> 특목고, 자율형 사립고, 이거하고도 또 다른 거예요?

▷김성천> 그렇지요. 특목고라고 하면 외고라든지 과학고 이런 학교이고.

▶정관용> 그렇지요.

▷김성천> 이제 자율형 사립고 같은 경우도 그런 류의 학교인데, 핵심은 이제 그런 학교들은 선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교적 많은 학부모님들이 그런 학교를 선호하고 계십니다. 선발권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입시 명문고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학교들인데요.

▶정관용> 맞아요.

▷김성천> 그러다 보니까 사실 우수한 학생들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학교들이 성과는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 그거는 애초부터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있는 학교이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

▶정관용> 그러니까 중학교에서 전교 1, 2등 하던 애들만 뽑아놓고.

▷김성천>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거기에서 성과가 나왔다고 해도 다른 학교에 영향을 미치기가 어렵거든요. 그런데 혁신학교라고 하는 것은 우리 동네의 평범한 학교들, 내지는 정말 열악한 학교들, 학급당 인원수도 정말 많고, 성적도 그렇게 높지 않고, 소위 말하면 기피학교, 오히려 이런 학교들에 뜻있는 교장선생님들과 교사들이 들어가서 이 학교의 어떤 혁신 플랜들을 가동하는 거지요. 교육과정들을 차별화시키고, 학교에 철학들을 세워나가고.

▶정관용> 그러니까 대신에 학생 선발권은 없고?

▷김성천> 예, 없습니다.

▶정관용> 그냥 이렇게 배정받아서?

▷김성천> 그렇습니다. 그런 학교들이고요, 일반적으로 이제 비평준화 학교라고 하면 오히려 좀 열악한 학교들이 많거든요. 그런 학교들을 그건 입시를 지향하지 않더라도 어떤 차별화된 교육철학과 교육과정과 수업과 프로그램과 어떤 문화, 소통과 리더십, 이러한 것들을 가지고 기존의 어떤 특목고 모델, 내지는 일반고와는 차별화된 학교의 모습을 보여주면, 이런 학교가 성공을 만약에 했다, 라고 보면 주변학교에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지요. 오히려 열악한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학교가 변화가 나타나지요.

▶정관용> 그런데 이런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을 학교 마음대로 바꿔도 됩니까? 현재 우리 규제가 되어 있는 것 아니에요?

▷김성천> 예, 이제 뭐 다 마음껏 할 수는 없지만, 일단 이런 혁신학교들은 주로 자율학교라고 해서요, 교육과정이라든지 인사권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교육청에서 또 교과부에서도 좀 부여해줍니다.

▶정관용> 그럼 이게 혁신학교로 신청을 해가지고 허가를 받는 겁니까?

▷김성천> 예,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혁신학교를 원한다고 다해주는 것은 아니고요, 학생과 또 학부모님들이지요, 학부모님들과 교사, 그리고 교장선생님들이 원하고, 우리가 혁신학교로서 이런 계획을 하겠다, 제안을 해서 교육청으로부터 아, 이 정도면 좋겠다, 라고 하는 심의과정을 거쳐서 통과가 되면 혁신학교로 지정을 받게 되고.

▶정관용> 그리고 상당한 자율권을 받게 된다?

▷김성천> 예, 재정 지원도 좀 해주고, 학급당 인원수도 좀 줄여주고, 그러한 혜택이 좀 있습니다.

▶정관용> 이걸 이제 우리가 이걸 한번 해보겠습니다, 라고 하는 것은 그 학교에 모인 선생님들이 기획을 내는 거로군요?

▷김성천> 그렇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 요구하시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쨌든 그런 것들이 요구가 되면 선생님들이 플랜을 만들어야 되는 거지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현재 그럼 경기도 산하에 있는 혁신학교가 모두 몇 개가 있습니까?

▷김성천> 정확히는 제가 모르겠는데, 한 백여 개 이상으로 보고요.

▶정관용> 그렇게 많아요?

▷김성천> 예, 아마 전국적으로 보게 되면 한 2백개 이상은 넘을 것 같고요. 앞으로 한 3, 400개 이상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관용> 아니, 경기도 교육감, 김상곤 교육감 되신 게 얼마 안 되었는데, 그 사이에 그럼 벌써 백여 개가 넘었다?

▷김성천> 예, 계속 이제 늘고 있는 추세고요, 왜 그러냐 하면 초기에는 이제 학부모님들이 잘 몰라서, 저도 그걸 학교 추진단을 하면서 혁신학교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라고 요청을 했었는데, 부모님들께서 반대하신 경우도 있었고요.

▶정관용> 맞아요, 걱정되지요.

▷김성천> 예, 교사들의 경우에는 또 이거 되면 일 많아지는 것 아니냐, 피곤해진다, 이래가지고 반대를 많이 하셨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혁신학교를 시작했던 학교들 중에 몇몇 개 학교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남한산초등학교도 한 예이고요, 양평의 조현초등학교라든지 고양의 덕양중학교라든지, 서정초등학교라든지, 이런 학교들이, 또 장곡중학교, 별로 이렇게 초기에는 주목을 못 받은 학교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 학교들이 막 수업도 달라지고 교육과정도 차별화되고, 진로교육프로그램들이 있고,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주변에 있는 학부모들이 서로 서로 이제 그 학교에 애들을.

▶정관용> 보내고 싶다?

▷김성천> 예, 보내려고 하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을 하면서 막 나중에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학교로, 막 전학을 서로 가려고 하는 학교로 되면서 주변에서 이제 영향이 오는 거지요.

▶정관용> 성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라고 할 때 그 성과가 그러면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겁니까?

▷김성천> 예, 우선은.

▶정관용> 성적이 올랐다는 겁니까?

▷김성천> 일단은 이 학교들이 입시를 추구하는 학교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재미있는 수업이라든지 어떤 이제 그런 수업들을 지향하거든요. 체험이 있는 수업, 토론이 있는 수업, 협동학습, 이런 것들이 적용이 되는데, 그런 것이 적용되다 보니까 아이들이 행복해지고 즐거워하는 거지요. 과목 자체가 즐겁다는 거고, 학교에 가는 게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자연스럽게 성적도 오르게 됩니다. 예컨대 학습 부진학생들의 비율들이 이런 학교들은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한 2, 3년 안에 줄어들게 되지요.

▶정관용> 대안학교라고 불리는 것하고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김성천> 대안학교는 주로 공교육하고는 다른 모델로 봐야 되겠지요. 물론 대안학교들 중에도 공교육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특성화된 학교들도 분명히 있습니다만, 인가형이 아닌 대안학교라고 봤을 때는 대안학교들은 주로 공교육 과정을 이수하지 않고 있고.

▶정관용> 아, 그러니까 학교 울타리를 좀 벗어난 그런 학생들을?

▷김성천> 그렇지요. 국가교육과정수준하고는 좀 동떨어진 교육을 할 수 있는 게 대안학교라도 본다면, 혁신학교들은 공교육 과정을 이수하면서 일반학교와 똑같은 조건 속에서 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학교마다 뭔가 좀 차별화된?

▷김성천> 그렇지요.

▶정관용> 자기들의 철학을 넣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김성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사실은 모든 학교가 이래야 되는 것 아닙니까?

▷김성천> 아,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제 모든 학교들이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정관용> 왜 못합니까?

▷김성천> 그게 이제, 아마 저도 사실은 제 딸이 초등학교 학생인데요. 서울에 있다가 경기도로 전학을 왔어요. 일반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초등학교 2학년일 때 서울에 있는 학교, 서울에 있다가 경기도로 와보니까 어떠니, 물어봤더니 초등학교 2학년 애가 아빠도 뭘 그런 걸 물어봐요, 학교가 다 똑같지요, 선생님도 똑같고, 교과서도 똑같고. 이러는 거예요. 되게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서울에 있는 학교와 왜 경기도에 있는 학교가 다 똑같아야 되는가, 뭔가 달라야 되는데, 애가 보기에는 똑같은 거거든요. 그런 학부모님들의 어떠한 안타까움이라는 걸 저 역시도 교사로서 느끼고 있는 거고요. 또 실제 선생님들도 보면요, 본인은 공교육에 있으면서도 아이들은 대안교육에 또 많이 보내십니다.

▶정관용> 그래요.

▷김성천> 그게 사실은 아, 공교육에 내 자식을 맡길 만한 학교가 별로 없다, 라는 거거든요. 이런 어떤 주입식 패러다임 교육, 암기식 교육, 이런 거에 우리가 머물러있는데 이거를 이제 좀 깨야 된다, 라는 거고, 그거를 깨는 어떤 첫걸음에 혁신학교가 있다, 라고 보고요, 이런 혁신학교들이 계속 확산되고 모델화가 되면, 또 주변에 있는 학교들이 혁신학교를 배우려고 하면, 아, 교육이란 이래야 된다, 수업이란 이래야 된다, 교육과정이란 이래야 한다, 이런 것들을 하게 되면 변화가 오겠지요. 그래서 저는 혁신학교는 혁신학교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걸 통해서 결국 일반 학교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이런 학교가 목적이다, 라고 봅니다.

▶정관용> 제가 김 선생님 설명을 죽 들어보니까 혁신학교가 교육과정을 좀 차별화한다, 교육프로그램을 좀 차별화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행복해하더라, 수업도 좀 다른 방식으로 한다. 학생들이 좋아하더라, 그러다보니 성적도 괜찮아지더라.

▷김성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이거야말로 모든 학교가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 말이지요, 제 말은.

▷김성천> 맞습니다.

▶정관용> 그게 왜 그게 뭐가 혁신이고 뭐가 특이합니까? 다 그래야 되는 건데요.

▷김성천> 예, 많은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세요. 왜 혁신학교냐, 모든 학교가 다 그래야 되는 거고.

▶정관용> 그러게 말이에요. 

▷김성천> 또 혁신학교 주변에 있는 학부모님들이 학교장선생님에게 찾아갑니다. 저 옆에 있는 혁신학교는 애들이 행복해서.

▶정관용> 그러게 말이에요.

▷김성천> 좋아 죽으려고 그러는데 우리 애들은 왜 학교 가기 싫어서 죽으려고 하느냐, 항의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안타까운 현실이 조금.

▶정관용> 그런데 아직도 사실은 그만큼 주체역량이 각 학교마다 다 되어 있지를 않은 거지요.

▷김성천> 그렇습니다. 혁신학교로서 성장한 학교를 보면요, 일단 그게 뭐 교육청에서 하라고 해서 하는 게 아니고.

▶정관용> 선생님들.

▷김성천> 교장선생님이 하라고 해서 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 안에 선생님들이, 혁신 역량을 갖춘 선생님들이.

▶정관용> 그렇지요.

▷김성천> 자발성에 의해서 하는 겁니다. 밤 10시까지 모여서 교육과정을 짜고 수업을 연구하시는 거거든요. 시켜서 하라고 그러면 안 하지요. 신나서 본인들이 하는 겁니다.

▶정관용> 이게 좀 다른 선생님들한테도 파급을 발휘해서 그분들도 자극을 받고, 또 경쟁도 하고 말이지요. 이렇게 되어 가야 할 텐데, 이렇게 혁신학교로 인정받기가 어렵습니까?

▷김성천> 아주 어렵지는 않다고 보고요. 오히려 단위 학교의 열망과 의지만 있으면 사실은 또 교육청에서는 더 주려고 하지요.

▶정관용> 주려고 한다?

▷김성천> 그래서 궁극적으로 이런 학교들이 자꾸만 늘어나야 된다고 보기 때문에.

▶정관용> 혁신학교로 인정받게 되면 지원도 더 많이 받게 되고?

▷김성천> 예산 지원을 받기 때문에 예산 지원 가지고 이제 보조 인력들을 채용하거든요, 지원인력들을. 그러면 교사들의 잡무가 줄어듭니다. 잡무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는 수업과 학급 운영에 좀 더 집중하라는 거지요.

▶정관용> 선생님들이 우선 이 책을 보셔야 되겠네요.

▷김성천> 예, 선생님들이 많이 좀 보시고요, 요즘에 선생님들이 스터디, 학습모임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학교 내부적으로.

▶정관용> 그렇지요.

▷김성천> 선생님들이 학습을 해야 아이들에게도 공부하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거지 않습니까? 선생님들이 공부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공부하라고 말하겠습니까?

▶정관용> 결국 이 책을 통해서 우리 학교는 앞으로 지금 다들 가기 싫어하는 학교인데, 가고 싶어 하는 학교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의 하나가 이런 겁니다, 그 말씀을 주시는 거로군요.

▷김성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학교 선생님으로 언제 돌아가십니까?

▷김성천> 이제 이 일이 마치게 되면요, 곧 돌아가야지요. 현장을 저는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가서 또 좋은 수업 하셔야 되고요.

▷김성천> 예.

▶정관용> 또 동시에 이런 연구사업도 하시고, 말씀하신 것처럼 한 시민으로서 교육시민운동도 계속 이끌어 가주시고요.

▷김성천> 예. 알겠습니다.

▶정관용> 오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 교육정책현장지원단에 계시는 김성천 선생님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성천> 예, 감사합니다.

▶정관용> 자, 시사자키 오늘 순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매주 금요일 3부, 우리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의 ‘판 읽기’로 꾸며드렸었는데요, 오늘은 고 박사님의 개인 사정으로 한 주 쉬어갑니다. 다음 주 금요일, 고성국 박사님 또 만나실 수가 있고요. 그리고 다음 주부터 저희 CBS 라디오 가을 개편이 있습니다. 그동안, 1년 반 동안 저와 함께 수고해준 이광조, 그리고 정한성 두 피디가 이제 다른 프로그램을 맡아서 떠나게 됐습니다. 두 피디에게 큰 박수 보내고요, 저는 다음 주 월요일 또 새로운 팀과 함께, 또 새로운 약간의 변화로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월요일 저녁 6시에 인사드리지요. 안녕히 계십시오.

Posted by orangu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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